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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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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요. 보내주면 좋겠어요.
나, 지금 내 모습이 너무 보기 싫어요. 당신 옆은 싫어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게 얼마나 두렵고 어렵고 슬픈 일인지도 몰랐어.
사랑은 그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인 줄로만 알았어.
욕망, 유희, 집착, 연민…. 그런 것들도 사랑일까?
아빠를 향한 엄마의 마음이 사랑이라면 호경일 향한 아빠의 마음도 사랑이겠지?
그러면 엄마, 사랑은 정말 아프고 고통스러운 거잖아.
나는 사랑하고 싶지 않아. 사랑 받는 것도 무서워.
그냥 나한테 일어난 일들이 뭔가 생각하고, 하나씩 하나씩 잊으면서,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그렇게 살래.
그런데 엄마, 옆에 있으라고 소리치는 저 남자의 마음은 뭘까?
저 남자 때문에 마음이 없는 사람도 있다는 거 알았는데,
그런데 저 남자는 자꾸 날 속이려 해.
마음이 있는 것처럼, 내 말에 상처받은 것처럼….
있겠다고 해. 내 옆에 있겠다고, 그러겠다고 다시 약속해.
넌 내 꺼야! 아무 데도 못 가!
그까짓 계집 잊어버리면 그만인데 왜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는지 모르겠다.
빤히 보는 갈색 눈망울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
라임빛 원피스를 입고 어색한 표정으로 나와 묻는 듯이 보던 눈.
등의 비늘에 홀려서 어쩔 줄 몰라 하던 눈, 입으론 괴물이라고 욕하면서 맑은 눈물방울 뚝뚝 흘려서 가슴 시리게 만들던 눈, 그 눈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화나서 미치게 만들더니 보고 싶어 미치게 만든다. 사람 미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여자다.
보고 있으면 귀여워서 자꾸만 쓰다듬고 싶고 입맞추고 싶고 안고 싶었다.
그런데 한번도 그렇게 해보질 못했다.
왜 그랬을까?, 등신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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