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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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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고 쌓인 울분을
속사포처럼 퍼부어대는 말 많은 여자, 은현수!
이제 겨우 영화판에 발을 들이고 살맛 좀 느끼며 산다 싶었는데, 자꾸만 성가시게 구는 감독 때문에 피곤해 죽겠다.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어떻게든 참고 견뎌 내려고 애는 쓰는데, 이 감독 정말 무지하게 끈질기다.
말발로 제압해 떨쳐내 보려고 했지만, 이 인간한테는 씨알도 안 먹힌다.
고개만 돌리면 바로 보이는 예쁜 여자들한테 질려서 그러는 건지,
정말 나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건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귀찮고 짜증나 미칠 지경이다.
이 남자, 정말 나한테 왜 이래?
한이 많아 자신의 사전에서
용서란 단어를 지워버린 남자, 민승규!
자꾸 눈에 밟히는 여자가 있다.
자기 일 묵묵히 하는 그 여자가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예뻐서 눈이 가는 게 아니었다.
못생겼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말을 마구 쏟아내는 모습이 귀여워 미치겠다.
하지만 그 여자한테 관심을 가지지 말았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싫다고 할 때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서야 했다.
이렇게 마음에 담아두기 전에,
곁에 두고 싶어 견딜 수 없기 전에 몰아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내가 바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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