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무협소설
|
|
|
|
|
어둠을 찢고 사람의 심금을 떨어 울리는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이 터져나왔다. 이어 꼬리를 무는 비명, 비명(悲鳴)……. 한 사람이 광풍노도와 같은 기세로써 사람들의 바다[人海]를 헤치고 전진하고 있었다. 그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누구도 무사하지 못했다. 일거수에 피가 터지고, 일투족에 도검이 부서져 날아갔다. 실로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케 하는 가공할 위세가 아닐 수 없었다.
"과연 자심염라(慈心閻羅)의 명성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로군!" 어둠 속에서 놀람을 억누르는 신음이 들려왔다. 무서운 위세로 전진하던 사람은 그 음성에 천천히 신형을 세웠다. 그의 나이는 대략 오륙십 세. 진홍빛 장포를 입고서 전광(電光)과도 같은 눈빛이 번뜩이고 있는 그의 전신에서는 범할 수 없는 위엄이 절로 흐르고 있었다. 그의 주위로 이십여 명의 흑의인들이 유령처럼 기척도 없이 솟아났다. 먹장같이 검은 하늘 아래, 가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홀연히 나타난 흑의인들의 출현은 가히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