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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 (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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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스란 전기"는 가상 국가인 파르스 제국이 루시타니아의 공격
을 받고 멸망한 뒤 파르스의 왕세자 아루스란이 사람을 모아 옛 땅
을 되찾는다는 내용. 아루스란은 그 과정에서 나르사스와 다륜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서 세상의 지략을 배우고, 자신을 영웅으로
단련시켜 나간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가상의 역사를 다룬 역사소
설이면서 한 인물이 커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많은 판타지 소설처럼 다나카의 이 작품도 문체의 시원함, 때로 익
살을 떠는 재미, 그리고 순간순간 등장하는 강직한 묘사의 매력을
적지 않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루스란 전기」는 가상의 시대
와 나라를 배경으로 싸우고 이기는 장면들을 박진감 넘치게 표현하
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문명과 야만, 중심과 주변, 합리와 독단
등의 메시지를 소설에 은근하게 담아낸다.
소설의 무대인 파르스 제국은 중세 페르시아를 모델로 만들어낸 가
상의 제국. 파르스를 침공하는 루시타니아는 십자군과 미 대륙을
정복한 스페인을 모델로 했다.
그의 상상력에는 동양과 서양의 긴박한 대결이 깔려 있다. 거기서
그는 동양의 승리를 은근히 희망하고 있다. 신앙과 칼을 앞세워 동
양으로 밀어닥친 서양문명을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집단으로, 신앙
을 맹목으로 신봉하는 독단적인 집단으로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
아루스란은 왕가의 혈통을 잇지는 못했지만 왕이 될 자질을 가지
고 있는 사람이고 작가는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왕에 대한 믿음을
아루스란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서양의 허울좋은 민주주의
에 맞서는 동양 문명은 민본주의에 기반한 왕정이라고 본다.
다나카는 루시타니아가 증교를 광신하면서, 이교도라면 노인이나
젖먹이까지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배타적이고 맹목
적인 신앙을 가지는 일이 얼마나 우매하고 위험한가도 보여주고 있
다. 종교의 절대성과 배타성은 "개인의 사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
에게 결코 탐탁스런 모습이 아니다."정의는 밤하늘에 떠 있는 수없
이 많은 별들과 같다"
책을 옮긴 윤덕주씨는 "광고 한 줄 한 적 없고 자랑할 PC 통신 조회
수도 없는 "아루스란 전기"의 해적판이 치졸한 번역에도 불구하고
대학 도서관 등에서 몇 년 동안이나 대출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
다는 것만 봐도 "아루스란 전기"가 지닌 중독성이 치명적이라는 것
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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